문화인류학이란
인류의 생활 및 역사를 문화면에서 실증적으로 추구하는 인류학의 한 부문이다. 보통 자연인류학과 대치되는 용어로서 넓은 뜻으로는 선사 적 고고학, 인류학적 언어학, 민족학, 민속학, 민족지 등 여러 분야가 포함되지만, 좁은 뜻으로는 사회인류학과 민족학의 두 분야를 가리킨다.
1. 사회인류학
인간사회를 널리 비교연구하고, 사회생활이나 문화를 하나의 통합체로서 연구하기 위한 이론을 발견하려고 하는 학문. 한때는 주로 영국 인류학자들의 연구, 특히 미개사회의 사회구조 연구를 가리키기도 하였다.
사회학과 다른 점은 첫째로, 본래 사회인류학에서는 단순하고 미개한 문자(文字) 이전의 소(小)사회를 대상으로 삼는 데 비하여, 사회학에서는 주로 보다 발달한 문명사회를 대상으로 삼는 데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점은 사회인류학이 아시아나 서유럽의 비교적 문명이 발달한 소사회, 이를테면 촌락, 공장 안의 집단들 및 친족과 같은 사회생활의 특수한 측면도 다루게 되었으므로 어느 정도까지 불분명해졌다.
두 번째 차이점은 사회인류 학자들이 현지 주민의 언어를 습득하고,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현지 주민과 생활하면서 그들의 일상생활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점에 있다. 또 민족학(民族學)이 주로 이론보다 기술(記述)을 중시하는 점에서, 사회인류학은 민족학과 상대적으로 다르다.
2. 민족학
처음에는 인종의 분포 상태나 진화의 역사, 특히 미개민족의 역사와 분포를 연구하는 학문이었으나 근래에 와서 사회인류학 ·문화인류학이 점차 독자적 학문 영역을 확립하면서부터 민족을 인종적 ·문화적 특질을 바탕으로 하여 분류하고, 현재 또는 과거의 분포 상태를 민족의 이동 ·혼교(混交) ·문화전파 등의 제반 측면에서 규명하는 학문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따라서 역사학적 성격이 짙고 연구 대상의 범위도 매우 광범위하다. 이 점은 사회인류학이 일정한 지역의 제도화된 사회행동, 즉 친족조직 ·정치조직 ·법체계 ·종교의례 등을 집약적으로 연구하여 이들 여러 제도 사이의 상호관계를 조직적으로 규명하려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현재 민족학과 사회인류학 ·문화인류학이 뚜렷하게 구별된 별개의 과학으로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양자 간에는 긴밀한 협력관계가 있다.
민족학의 명칭은 1839년에 파리에 민족학협회가 창립된 데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이후 여러 종류의 학파가 일어나고 교체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프랑스의 예수회의 전도사로서 캐나다의 이로쿼이족과 같이 살면서 아메리카 인디언과 고대 유럽인의 관습이 서로 비슷한 점에 착안한 J.F.리피토가 민족학의 아버지로 인정받고 있는데, 초기의 민족학은 C.R.다윈의 진화론의 영향을 받아 문화가 도식적(圖式的) ·직선적 ·상향적으로 발전한다는 이론(E.B.타일러, L.H.모건)을 폈으나, 후에 진화론의 반(反)역사주의를 통렬히 비판한 G.E.스미스 등의 문화전파론(文化傳播論)이 대두했고, 같은 관점에서 W.슈미트, F.그레브너 등의 문화권설(文化圈說)이 전개되었다. 이 여러 학설은 학계의 비판과 수정을 받으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이에 대하여 문화 요소의 형태적 연구보다도 각 요소 간의 기능적 연관성을 중요시하는 B.K.말리노프스키 등의 기능주의(機能主義) 이론이 제창되어 오늘 사회인류학의 기초가 세워졌다.
‘문화인류학’이라는 용어는 미국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영국에서는 그와 같은 내용을 사회인류학, 독일·오스트리아 그 밖의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민족학이라고 부른다. 방법론으로는 문화진화론·문화전파론·문화사론·문화 영역론·문화통합형태론·문화 기능론·문화와 인격론·문화구조론 등이 있다.
문화인류학의 학문적 시초는 이미 18세기 후반의 프랑스 계몽사상 중에 나타나며, 19세기에는 이론적인 기초가 세워졌다. 연구 대상은 주로 미개한 문화와 그것을 담당하는 사람들이지만, 최근에는 근대사회의 복잡·고도한 문화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물론 역사적인 문화와 현재의 모든 문화가 그 대상이 되고 있다.
문화인류학은 인류의 문화와 사회에 대하여 연구하며, 지구상 인간의 출현으로부터 현대의 우리 시대까지 발전해 온 모든 인간과 그들의 시대별 문화 및 사회를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어떤 민족이나 인간 집단을 연구할 때 인류학자들은 그 민족 또는 사회의 역사와 지리, 자연환경은 물론 사람들의 체질적 특성과 가족, 혼인, 친족제도, 경제 제도, 물질문화, 정치조직, 법률체계, 종교, 언어, 예술, 인간 심성 등의 모든 측면을 상호 관련지어 연구한다.
또한 과거의 인류뿐만 아니라, 현재 인류의 모습에 대해서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데, 예를 들어 미국의 빈민가에 거주하는 흑인, 다국적 기업, 환경문제, 사이버 공간의 문화 등을 연구하는 인류학자들도 있다.
문화인류학자들이 생활양식으로서 문화란 개념을 채택함으로써 이들이 다루는 연구의 영역은 매우 포괄적일 수밖에 없다.
연구 주제에 따라 종교 인류학, 친족 연구, 경제인류학, 정치인류학, 법인류학, 교육 인류학, 예술 인류학 등으로, 이론적 성격에 따라 생태 인류학, 심리 인류학, 상징인류학, 응용인류학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도시 인류학, 기업 인류학, 영상 인류학, 역사 인류학, 의료인류학, 관광 인류학, 환경 인류학, 정보 인류학과 같은 새로운 분야가 등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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